1. "세상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은 아니라네." 하며 처창한 낯빛으로 나에게 말하던 그대의 그 말을 나는 오늘까지도 기억하여 새롭거니와 과연 그 후의 나는 M군의 그 말과 같이 내가 생각하던 바 그러한 것과 같은 세상은 어느 한모도 찾아낼 수는 없이 모두가 돌연적이었고 모두가 우연적이었고 모두가 숙명적일 뿐이었다.
2. 죽음! 과연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이겠나, 사람들은 얼마나 그 죽음을 무서워하며 얼마나 어렵게 알고 있나, 그러나 그 무서운 죽음. 그 어려운 죽음이라는 것이 마침내는 그렇게도 우습고 그렇게도 하잘것없이 쉬운 것이더란 말인가. 나는 이제 그 일상에 두려워하고 여렵게 여기던 죽임이라는 것이 사람이 나기보다도 사람이 살아가기보다도 그 어느 것보다 가장 하잘것없고 가장우스꽝스러운 것이라는것을 잘 알았네.
3. 벗어나려고 애쓰는 환경일수록 그 환경은 그 사람에게 매달려벗어나지를 않는 것이다.
4. 모든 것이 모순이다. 그러나 모순된 것이 이 세상에 있는 것만큼 모순이라는 것은 진리이다. 모순은 그것이 모순된 것
이 아니다. 다만 모순된 모양으로 되어져 있는 진리의 한 형식이다.
5. 사람은 속이려 한다. 서로서로. 그러나 속이려는 자기가 어언간 속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속이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속는 것은 더 쉬운 일이다. 그 점에 있어 속이는 것이란 어려운 것이다. 사람은 반성한다. 그 반성은 이러한
토대위에 선 것이므로 그들은 그들이 속이는 것이고 속는 것이고 아무것도 반성치는 못한다.
6. 태양은 언제나 물체들의 짧은 그림자를 던져준적이 없는 그 태양을 머리에 이고-였다느니 보다는 비뚜로 바라다 보며 살아가는 곳이 내가 재생하기전에 살던곳이겠네. 태양은 정오에도 결코 물체들의 짧은 그림자를 던져주기를 영원히 거절하고있는-물체들은 영원히 긴 그림자만을 가짐에 만족하고 있지 않으면 안될-그만큼 북극권에 가까운 위경도의 숫자를 소유한곳-그곳이 내가 재생하기 전에 내가 살던 참으로 꿈같은 세계이겠네.
7. 신에게 대한 최후의 복수는 부정되려는 생을 줄기차게 살아가는데 있다
8. 과거를 너무 지껄이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면 장래를 너무 지껄이는 것도 어리석은 일일 것일세.
9. 인생에는 다음순간이 어찌될지도 모르는 오직 눈앞에의 허무스러운 찰나가 있을 따름일터이니깐!
10. 그순간에 우주는 나로부터 소멸되고 다만 오랜동안의 무가 계속되었을 뿐이었다고 보고할만치 모든일과 물건들은 나의 정신권내에 있지 않았던 것일세
11. 그냥 세상끝까지라도 닿아 있을 듯이 겹친데 또 겹쳐 누워있는 적갈색의 벗어진 산들의 자비스러운 곡선
12. 죽는 것은 사는 것의 크나큰 한 부분이겠으나 그러나 죽는 것은 벌써 사는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것이다. 사람은 죽는 것에 철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죽는 것에는 벌써 눈이라도 주어 볼 아무 값도 없어지는 것이다. 죽는 것에 대한 미적지근한 미련은 깨끗이 버리자. 그리하여 죽는 것에 철저하도록 살아 볼 것이다. 인생은 결코 실험이 아니다. 실행이다.
'보아라, 이 언덕에 널려 있는 수도 없는 무덤들을, 그들이 대체 무엇이냐, 그것들은 모든 점에 있어서 무 이하의 것이다.'
13. "만인을 위한 신은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한 사람의 신은누구나 있습니다."
14. 나에게, 나의 일생에 다시없는 행운이 돌아올수만 있다하면 내가 자살할수있을때도 있을것이다. 그순간까지는 나는 죽지못하는 실망과 살지못하는 복수 - 이소에서 호흡을 계속할것이다.
15. 사람들은 다 길을 걷는다. 간다. 그러나 가는데는 없다. 인생은 암야의 장단없는 산보이다.
16. 무엇이 끝났는가. 기막힌 한 비극이 그 종막을 내리기도 전에 또 한개의 비극은 다른 한쪽에서 벌써 그 막을 열고 있지 않은가? 그들은 단조로운 이 비극에 피곤하였을 것이나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연출하기도 결코 잊지는 아니하여 또 그것을 구경하기에도 결코 배부르지는 않는다.
17."저 오늘이 며칠입니까"
"십이월 십이 일."
18.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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