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 29, 2018










지금 바로 바로 바로 지금 나는 해야할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내핵의 정령들에 무참히 무너지고있는데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우뚝 서있어요.... 제 정신이라면 '마음 다잡기' 혹은 '기운 내기' 류의 어떤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면모를 보여줄테지만.. 멍한 채로 조금 멀리 떨어져서 나를 바라보기만을....줄곧.. 멍함이 계속되니 내가 안보이더라고요.. 안개 따위에의한 뿌연 장면이 아니예요.. 너무 선명한데.... 너무 가까운데요... 벽이 너무 높아서요.. 그 벽 조차도 나를 비출수가 없는 그런.. 사랑이라고 감히 말할수는 없지만... 보이지 않는 상대를 그리워하는 병에 걸린거죠... 말도안되는... 보이지않으니 대화는 물론이고 문자나 신호 따위도 무의미한 그런.. (풀냄새가 바람을 타고온다) 보고싶은 사람을 볼수없다는건 시계가 박살나다못해 가루가 되어버려 홧김에 그 가루를 물에 타 먹어버린거와 같아요.. 나의 모든 시간은 그때로 멈췄어요. 물론 내일 다시 눈을 뜨면 새로운 시계를 돈을 주고 사올테지만 딱 그날이후로 지속된 긴긴 밤안에서는 모든 순간이 반복되고있어요.. 드문드문 하지만 아주아주 정확하게. 
아무도 없는 아스팔트길 사방에는 잡초들이 무성했고 달빛인지 가로등불빛이였는지 허연 불빛에 천천히 한발짝 꾹꾹 눌러가며 걸었는데... 그러다가 뛰었어요... 웃으면서 뛰었고... 공허한 그 끝에는 기지가 있더랍니다. 그곳에 들어가니 또 박스가 있었고 그안에 몸을 실었어요. 나는 그 박스 안에서 하염없이 바닥만 쳐다봤거든요.. 바닥만 그렇게 보다가 다시 또다른 박스에 들어갔어요.. 그 박스 안에 난 구멍에서 그사람과 나는 담배를 태웠습니다.. 담배는 꽤 세서 눈이 따가울정도였어요.... 그리고나서 노래를 들었고... 즐거이 대화를 했고... 어떤 비디오를 보았고요.. 긴 침묵도 있었어요.. 그 빈 시간의 미묘함이 저는 좋았는데 그 사람은 그 공허를 깨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인듯했어요. 책 두권을 더 추천받고서야 날이 밝기시작했습니다.. 나는 온화하지만 불안정한 기류에 뒤척이다 강렬하고 진한 꿈을 2초정도 꾸었구요... 부랴부랴 기지를 뛰쳐나갔죠....
이렇게 봐서는 저의 지금 이 심각한 그리움을 뒷받침할 근거가 전혀 될수없다는 걸 알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가 이렇게 슬픈데.. 내가 아닌 모든 인간들은 땡이라 잊으라 하는데.. 잊는걸 진작 할수있었다면 나는 나를 잊었겠죠 그를 왜 잊습니까... 나의 슬픔은 나에 의한것이니.....그 이후로 다른 사람과 섹스를 했어요.... 상황과 환경은 비슷했습니다만.... 그사람이 아닌 사람과 섹스를했습니다.. 무엇이 달랐던걸까요...저는 무슨생각일까요....나를 정의내리고싶은데... 혼란스러워서 죽어버리고싶네요......